세벌식 배우기3: 세벌식에 완전히 익숙해진 다음 할 수 있는 것들

 세벌식에 완전히 익숙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쳐도 빠르게 칠 수 있는 수준까지 오셨다면 다른 자판을 같이 쓸 수 있게 연습하거나, 더 편한 자판으로 옮기거나 하는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세벌식을 통해 편한 자판의 주는 이익을 잘 느끼시는 분들은 영문 자판까지 더 편한 자판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영역 수준에 머뭅니다. 이런 것보다 우선 두벌식을 다시 칠 수 있게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서 아무 불편없이 작업을 하려면 두벌식에 다시 익숙해지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1. 두벌식 다시 익히기

 세벌식을 배우기 전, 대부분의 여러분들은 표준 두벌식 자판을 쓰셨을 것입니다. 표준 두벌식으로 타자를 처음 시작해서 능숙하게 치고 있었다면 세벌식을 배우는 것과는 달리 예전에 두벌식을 치던 기억을 되살리기만 하면 느리지는 않게 칠 수 있게 됩니다.

 두벌식을 다시 익히려면 평소에는 세벌식 자판으로 타자하되, 타자 연습을 돌릴 때나 다른 컴퓨터를 쓸 때 두벌식을 잠깐잠깐(하루에 10분 정도) 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정도만 쳐도 1~2주 안에 세벌식과 두벌식을 다시 같이 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사람마다 필요한 연습량이 다르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연습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2. 모아주기 기능 활용

 모아주기는 세벌식 자판만이 누릴 수 있는 강력한 기능입니다. 모아주기는 순서가 틀려서 나는 오타를 바로잡아서 원래 치려고 했던 글자로 조합해주는 기능입니다. 가령, '안'을 치려고 하는데 ㅏㅇㄴ 순서로 쳤다고 하면, 세벌식은 첫소리와 끝소리가 구분되기 때문에 입력기가 알아서 '안'으로 바로잡아줍니다. MS 기본 한글 입력기는 지원하지 않지만, 날개셋 입력기는 이를 지원합니다.

 모아주기를 쓰면 빠르게 타자할 때 나는 오타를 많이 잡아줄 수 있습니다. 다만, 모아주기 기능은 보조 기능입니다. 모아치기 설계가 되지 않은 자판에서 모아주기를 해주는 것은 제약이 조금 있고, 모아주기에 너무 의존하면 나쁜 타자습관이 들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치던대로 치시되, 가끔 나는 오타가 바로잡히는 효과를 보시는 것으로 만족하셔야 합니다.

 

3. 개선 세벌식 익혀보기

 세벌식 3-90이나 3-91을 익혔으며, 두벌식을 다시 능숙하게 칠 수 있게 된 경우에 한해 개선된 세벌식을 익혀볼 수도 있습니다. 개선된 세벌식 자판은 보통 3-90이나 3-91을 기반으로 하고 호환성을 가지기 때문에 3-90에서 3-91로 옮기는 것처럼 쉽게 새 자판을 쓰실 수 있습니다. 다만, 홀소리 배치가 바뀐 자판들은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생각보다 헷갈리기 때문에, 3-90이나 3-91과 바꾸어가며 칠 수 있는 자판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런 자판을 피하셔야 합니다.

 

4. 영문 자판 바꾸기

 좋은 자판이 가져다주는 이익에 만족하셨다면, 영문을 타자할 때도 더 편하게 칠 수 있는 자판으로 옮기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영문 자판은 QWERTY 자판인데, 쿼티 자판보다 훨씬 편한 드보락 자판이나 콜맥 자판으로 바꾸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만 합니다.

 드보락 자판은 쿼티와 함께 복수 표준의 지위를 차지하는 자판이기 때문에 여러 운영체제와 입력기에서 지원합니다. 날개셋 입력기도 드보락 자판을 지원합니다. 드보락 자판은 오른손 부담이 왼손보다 더 크고, 타자를 쿼티보다 훨씬 부드럽게 칠 수 있고 속도가 빠릅니다. 하지만, 단축키 위치가 다 달라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글쓴이는 드보락을 씁니다.

 콜맥 자판은 QWERTY의 단축키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드보락 수준의 높은 효율을 보이는 자판입니다. QWERTY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힘들이지 않고 익힐 수 있습니다. 속도도 드보락만큼 빠르고, 편리합니다. 하지만, 콜맥 자판은 드보락과는 달리 복수 표준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입력기 지원이 드보락보다 약간 안좋습니다. MS 기본 입력기에서는 드보락을 지원하지만 콜맥은 따로 입력기를 설치하셔야 합니다.

 

5. 나만의 세벌식 만들기

 날개셋 입력기를 쓰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기호 배치, 원하는 숫자 배치로 바꾸어서 쓸 수 있습니다. 날개셋 입력기는 배열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을 지원하고, 기능도 아주 강력합니다. 3-91을 쓰지만 3-90의 숫자·기호 배치가 더 마음에 들지만 한글 배열은 3-91이 더 마음에 들 때, 이 둘을 잘 섞어서 더 편하게 치실 수도 있습니다. 한글 배열에서 불편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조금 바꿀 수도 있습니다. 3-90에서 기호 배치만 조금 더 수정하거나, ! 자리에 있는 ㅈ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를 원래 위치로 옮겨서 쓰실 수도 있습니다. 역순 조합을 허용하여 ㅏ+ㅗ가 ㅗ+ㅏ와 같이 ㅘ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고, 약어를 추가하여 ㅅ+ㅂ→습니다. 로 입력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하며, 세벌식 사랑 모임과 여러 개선 자판의 날개셋 설정 파일에 이런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