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무선

무선 통신의 호출 부호(콜싸인)와 음성 기호(Phonetic Code)

DS1TPT 2021. 8. 30. 12:32

 무선 통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호출 부호, 또는 콜싸인을 지겹도록 들을 것이다. 호출 부호는 전파관리소에서 무선국에 부여하는 것인데, 이 부호가 곧 내 이름이 된다.

 라디오를 들을 때, 가끔 아나운서가 HLKV 와 같은 암호(?)를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바로 그 라디오 방송국의 호출 부호이다. 보통 라디오 방송국들은 방송 시작과 끝에 이 호출 부호를 고지한다. 모든 무선국은 이 호출 부호를 가지고 있고, 아마추어 무선사도 예외가 아니다. 라디오 채널의 예를 들자면, 앞서 말한 HLKV는 MBC이고, HLKA는 KBS 1 라디오이다. 우리나라야 방송국의 이름을 호출 명칭으로 쓰는데, 다른 나라에선 호출 부호를 아예 방송국 명칭으로 하거나 호출 부호를 마케팅에 써먹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아마추어 무선사도 당연히 무선국을 운용하기 때문에 이런 호출 부호를 부여받는데, 글쓴이의 닉네임도 이 호출 부호이다.

 호출 부호는 일반적으로 지역이나 소속 단체별로 사용하는 호출 부호가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호출 부호를 들으면 어디 소속인지, 어디 사는 사람인지를 다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HLA-HLZ, DSA-DTZ, D7A-D9Z, 6KA-6NZ로 시작하는 호출 부호가 할당되어 있다. HL국, DS국, 6K국 하면 무조건 우리나라의 무선국인 셈. 그러니 글쓴이는 신상 다 까고 글을 쓰는 꼴이고, 다른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호출 부호를 닉네임으로 해서 블로그를 운영한다거나 하면 자기 신상을 까고 글을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마추어 무선에서는 콜싸인이 전치부호 2자-숫자 1자-고유번호 형식의 호출부호를 쓴다. 고유번호는 단체용일 경우 1~3개 문자, 개인용일 경우 3개 문자가 부여된다. 숫자 1자 부분은 지역번호인데, 지역 번호는 다음과 같다:

1 서울특별시 2 인천·경기도·강원도 3 대전·세종·충청도 4 광주·전라도·제주도
5 부산·대구·경상도 6 함경도 7 평안도 8 보류(통일 대비)
9 주한미군 0 단체국    

 지역번호는 HL국과 DS국 이후의 것이 좀 다른데, HL국은 지역을 영구 이동하면 그 지역에 맞는 지역번호로 바꾼다. 하지만, DS국 부터는 다른 지역으로 영구 이동해도 호출 부호가 바뀌지 않는다. 또 HL국은 지역번호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HL 프리픽스가 붙으면서 같은 고유번호를 쓰는 국이 존재할 수 없지만, DS국 부터는 지역을 이동해도 지역 번호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지역 번호마다 같은 고유번호가 있다.

 

  • HL1AAA가 경상도로 영구 이동하면 HL5AAA가 됨
  • DS1AAA가 경상도로 영구 이동하면 DS1AAA/5가 됨.
  • HL1AAA가 이미 있다면, HL2AAA, HL3AAA 등은 존재할 수 없음(HL1AAA가 지역 이동을 하지 않는 이상)
  • HL국과 달리 DS국 이후는 DS1AAA와 DS2AAA가 완전히 다른 사람임.

 

 일시적으로 다른 지역에서 무선을 하는 경우, 호출 부호 뒤에 "/ 지역번호" 를 붙여 호출 부호를 읽어야 한다. '/'는 '스트로크'라고 말하면 된다. 예를 들어, 6K1AAA가 충청도에 가서 운용을 하려면 6K1AAA/3 로 읽는다. 한글로 쓰면 식스(또는 소시식스) 킬로 원(또는 우나원) 알파 알파 알파 스트로크 트리(또는 테이라트리)로 읽는다.

 

 호출 부호를 읽을 때는 혼동 방지를 위해 음성 기호에 따라 한 자리씩 끊어 읽는게 일반적인데, 국내에서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랑 교신하는 경우에는 앞의 국가 부호(HL, DS, 6K……)는 그냥 편하게(에이치 엘, 디에스, 식스케이……) 읽기도 한다.


음성 기호

 라디오 채널에서는 굳이 음성 기호대로 읽을 필요가 없어서 그냥 에이치 엘 케이 브이 같이 읽지만, 다른 무선국과 교신하려고 하는 경우, 음성 기호를 따라 호출 부호를 읽지 않으면 전파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듣는 사람이 잘못 알아들을 수 있다. 그래서 국제 음성 기호를 따라 읽는 것은 아마추어 무선에서 아주 중요하며, DX(원거리 통신)를 하려는 경우 사실상 강제된다. 참고로, 음성 기호를 통화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문 음성 기호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FPS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알파, 브라보 하는 게 바로 음성 기호대로 영문자를 읽는 것이다.

A Alpha B Bravo C Charlie D Delta E Echo F Foxtrot G Golf H Hotel
I India J Juliett K Kilo L Lima M Mike N November O Oscar P Papa
Q Quebec R Romeo S Sierra T Tango U Uniform V Victor W Whiskey X X-ray
Y Yankee Z Zulu            

 순서대로 한글로 적으면, 알파 브라보 찰리 델타 에코 폭스트롯 골프 호텔 인디아 줄리엣 킬로 리마 마이크 노벰버 오스카 파파 퀘벡 로미오 시에라 탱고 유니폼 빅터 위스키 엑스레이 양키 줄루 가 된다.

 로마자 뿐만 아니라 숫자도 역시 음성 기호가 있다. 역시 혼동 방지를 위한 것인데, ITU/IMO 표준 숫자 음성 기호는 다음과 같다:

0 NadaZero 1 UnaOne 2 BissoTwo 3 TerraThree 4 KarteFour
5 PantaFive 6 SoxiSix 7 SetteSeven 8 OktoEight 9 NoveNine
소숫점: Decimal 종지부: Stop 콤마: Comma    

 숫자의 발음법은 NAH-DA-ZAY-ROH, OO-NAH-WUN, BEES-SOH-TOO, TAY-RAH-TREE, KAR-TAY-FOWER, PAN-TAH-FIVE, SOK-SEE-SIX, SAY-TAY-SEVEN, OK-TOH-AIT, NO-VAY-NINER 가 되는데, 한글로 옮기면 나다제이로, 우나원, 비스소투, 테이라트리, 카테이포우어, 팬타파이브, 속시식스, 세이테이세븐, 옥토에이트, 노베나이너 이다. 9는 NoveNine이라고 적지만 혼동 방지를 위해 r을 넣어서 NoveNiner 로 읽는다. 근데, 숫자는 굳이 이렇게 읽지 않고 3·4·5·9만 각각 TREE, FOWER, FIFE, NINER(트리, 포어, 파이프, 나이너)로 발음해서 읽어도 알아듣는다. 아주 전파 상태가 불량하면 ITU/IMO 표준대로 읽는 것이 알아듣기는 편하겠지만.

 그럼 앞서 말했던 라디오 방송국들의 호출 부호와 글쓴이의 호출 부호는 이렇게 읽게 된다:

  • HLKV: Hotel Lima Kilo Victor (호텔 리마 킬로 빅터)
  • HLKA: Hotel Lima Kilo Alpha (호텔 리마 킬로 알파)
  • DS1TPT: Delta Sierra One(또는 Unaone) Tango Papa Tango (델타 시에라 원(우나원) 탱고 파파 탱고)

 

 그럼 영문 말고 한글 음성 기호는 어떻게 읽을까?

ㄱ 기러기 ㄴ 나포리 ㄷ 도라지 ㄹ 로오마 ㅁ 미나리 ㅂ 바가지 ㅅ 서울 ㅇ 잉어
ㅈ 지게 ㅊ 치마 ㅋ 키다리 ㅌ 통신 ㅍ 파고다 ㅎ 한강    
ㅏ 아버지 ㅑ 야자수 ㅓ 어머니 ㅕ 연못 ㅗ 오징어 ㅛ 요지경 ㅜ 우편 ㅠ 유달산
ㅡ 은방울 ㅣ 이순신 ㅐ 앵무새 ㅔ 엑스레이        
1 하나 2 둘 3 삼 4 넷 5 오 6 여섯 7 칠 8 팔
9 아홉 0 공            

 숫자 음성 기호는 때에 따라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삼과 사, 일과 이는 헷갈리기 쉬운데, 각각 삼 넷, 하나 둘로 읽으면 절대 헷갈릴 일이 없다. 전화를 하면서 정확히 숫자를 알려줘야 할 때 쓰기 좋다.

 

 음성 기호에 얽힌 이야기가 몇 가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면 이렇다. 수신을 잘 했다고 말할 때, 라저(Roger)라고 하는 게 음성 부호와 얽혀있다. R의 옛 음성 기호가 바로 Roger 였는데, 통신 약어로 R은 Received(수신했음)이다. 그러니 지금은 Romeo라고 하는 게 맞는데, 그냥 관습적으로 Roger라고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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